표면에서 내면으로 이상원 개인전 2022. 11. 8 ~ 2023.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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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개인전 <표면에서 내면으로 from hyperrealism to abstraction>
2022. 11. 8 – 2023. 4. 30
회화에 있어서 사실주의는 맥락에 따라 크게 두가지 의미를 가리킨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충실히 재현하는 표현의 한 방식을 의미할 때도 있고 삶의현실을 반영하는 내용적 의미의 사실주의가 있다. 극사실주의 회화라고 할 때는 주로 작품의 형식적인 부분을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처럼 재현에 중점을 두고 작업해 온 이상원 작가의 작품이 점차 그로부터 벗어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1980년대 초반부터 최근 2021년에 제작된 작품 20여점이 소개된다. 소재는 인물, 대지의 흔적, 적재된 폐기물 더미, 소, 순무, 군용 배낭, 철모 등 다양하다. 먹과 유화물감으로 제작된 극사실주의적 작품에서 최근에 들어서며 흙을 재료로 사용한 작업에 이르기까지이상원 작가의 과거 활동과 앞으로 나아갈 작업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이상원作 해변의 풍경 Scape ofBeach 1983
극사실주의 기법의 극치를 만나볼 수 있는 [해변의 풍경 Scape of Beach, 1983]에서는 조개껍질이포대자루에서 흘러내리는 풍경이 묘사되어 있다. 공간의 거리감, 입체감보다시각적으로 보여지는 대상의 표면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한 작가의 집요한 성향을 살펴볼 수 있다. 반면 2018 년의 작품 [철모Helmet, 2018]에서는 ‘철모’라는 오브제를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것이 아닌, 작가의자연스러운 감각으로 대상을 해체함으로써 작품에는 전쟁의 참혹함이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되었다.
이상원의 작품은 형상뿐만이 아닌, 재료적인 측면에서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50여 년 동안 그는 사물 자체를 표현하기 위해 수묵을 기본으로 사용하되 유화물감을 함께 사용하여 작품을 제작하였다. 최근 그의 작품 [도자기 Ceramic2021]을 살펴보면 ‘황토’라는 재료가 추가되었다. 어찌보면 이질적인 재료일 수 있는 흙(황토)은 이상원 화가에게 근원을 표현하기 위한 매개체로 선택된 재료이다. 묘사가사라진 자리에서 새로운 재료는 담백한 한지와 어우러져 작품에 포근함과 깊이감을 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소재의 무가치성, 즉 통념적으로 쓸모 없다고 여겨지는 대상의 특성은 그것을 치열하게 표현한 작가의 손길에 의해 변형된다. <표면에서 내면으로> 전시를 통해 재현에 중점을 두고 작업해 온 작가의 작품이 자연스럽게 외부대상으로부터자유로워지는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이상원 작가의 예술 세계는 강고하게 이어온 형식적 사실주의로부터주관과 상상이 개입 가능한 또다른 세계를 향해 확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