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미술관








우주 정물 : 이상원미술관 관객참여 전시프로젝트 #쓸데없이아이처럼①with 홍장오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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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미술관 관객참여전시 #쓸데없이아이처럼 with 홍장오

 

전시 제목 : 우주 정물 cosmic still life

전시 기간 : 2018. 5. 1 ~ 6. 24

전시 장소 : 이상원미술관 본관 2

 

이상원미술관은 2018. 5월부터 관객참여형 전시 #쓸데없이아이처럼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형식의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한편, 현대미술의 특성중 하나인 관람객의 자율적인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관람객은 전시된 작품을 감상한 후 그 여운을 간직한 상태에서 즐거운 놀이를 즐기듯 소박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예술행위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쓸데없는행위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목적 없이보내는 시간 속에서 상상력의 함양과 정서의 치유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잠시나마 쓸데없이 아이처럼보내는 시간을 제안합니다.

 

홍장오 작가는 다양한 재료-그 중에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사물도 있습니다-로 설치 작품을 제작해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전시하는 <우주 정물 cosmic still life>는 수 년 전부터 발표해왔던 외계시리즈 중의 일부입니다. ‘외계인’, ‘외계공간’, ‘UFO’라는 말은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일깨워줍니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다시 한 번 미지의 것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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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이란?

 

미술작품의 형식 중에 설치미술이라는 형식이 있습니다. 미술=그림 또는 미술=조각 이라고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사람에게는 설치미술이라는 단어는 조금 낯설 수도 있습니다. 영어표현인 인스톨레이션(installation)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설치라는 단어는 내방에 컴퓨터를 설치했다라거나 저 건물에는 엘레베이터가 설치되었다라고 말할 때 쓰듯이 어떤 기구나 장비가 만들어지고 일정한 곳에 자리 잡을 때 씁니다. 미술활동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설치미술은 일정한 공간에 어떤 종류의 변화를 만듭니다, 미술가는 그 공간에 설치미술작품이 생기기 전과 후에 나타나는 변화를 미리 예상하면서 작품을 만들어 나갑니다. 설치한 작품이 입체물이면 입체설치미술’, 영상장비를 이용해 영상이 나타나면 영상설치미술입니다. 요즘에는 레이저를 이용하거나 동물이나 곤충을 이용해서 작품으로 만드는 설치미술도 있습니다. 홍장오 작가는 설치미술가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쓰이는 사물을 재료로 입체물이나 구조물을 만듭니다. 재료는 비닐, 유리병, 훌라후프, 그릇, 접시, 전구, 점토, 물감 등 다양합니다. 미술재료와 미술재료가 아닌 것들 사이에 구분을 두지 않고 작품의 재료로 사용합니다.

 

공산품이 미술재료로 쓰이는 것에 대해서

 

이전 작품들에서 홍장오 작가는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일반 사물의 원래 용도를 잠시 제쳐두고 미술작품의 재료로 사용했습니다. 재료로 쓰인 공산품은 원래의 용도가 사라지고 홍장오 작가 자신의 감성과 의도에 따라 변화를 주어 의외의 것이 됩니다. 공장에서 모두 똑같이 만들어졌던 공산품은 개성을 가진 예술품이 됩니다.

미술작품을 만드는 재료에 고전적인 미술재료 이외의 공산품이 사용되었던 것은 약100여년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프랑스의 예술가 마르셸 뒤샹이라는 사람이 남성용 소변기를 예술작품이라고 주장하며 전람회에 출품했던 <>이라는 작품입니다. 당시에 매우 논란거리가 되었습니다.

그 시기 전후로 예술가들은 자전거바퀴, 신문지, 벽돌, 바이올린 들 처음에는 미술재료로 만들어지지 않았던 일반 사물을 자유롭게 재료로 사용했습니다. 미술작품은 물감과 붓으로 어떤 것을 아름답게 그린다거나 점토, , 나무를 잘 빚거나 깎아서 만드는 것이라는 개념이 허물어진 것입니다. 자유로워졌다고 말할 수도 있고 혼돈스러워졌다고 말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들었던 간에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의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공산품을 미술작품의 재료로 사용하는 것의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작품이 되면서 상품은 실용적인 목적이 사라집니다. 이렇게 100개든 10,000개든 똑같았던 것이 유일한 개성을 갖게 되는 것은 사람에게 부여될 수 있는 가치입니다. 존엄이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효용성에 상관없이 개성과 가치를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흔한 공산품들을 예술작품의 재료로 사용하는 예술가의 행동의 밑바탕에서 개성이 상실되고 실용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현대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요?

 

상상과 착각은 어떻게 다를까?

 

홍장오 작가는 2014년에 <코즈믹 라이프 cosmic life>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이때부터 우주, 외계존재, UFO 등에 대한 작품을 만들었고 전시를 이어왔습니다. 전통적인 유화기법으로 그린 <예드조르슬로프>라는 이름의 E.T.의 초상화를 비롯하여 <외계대사관>이라는 제목의 전시를 하면서 전시장을 대사관 내부로 꾸미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홍장오 작가가 만들거나 설치해서 보여주는 외계와 관련된 이미지들은 웅장하지 않습니다. 특수한 기술을 사용하여 화려하게 꾸미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는 외계인이나 ‘UFO'에 대해서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그것들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여주는 영화나 소설과 만화속의 이미지들은 누군가의 상상입니다. 우리는 그 상상이 혹시 사실일 수 있다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UFO에 원반형을 떠올리고(물론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우주선이 선보이긴 합니다.)외계존재는 머리가 크고 팔다리가 가늘거나 곤충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의 작품인 우주정물이나 우주정경은 점토, 혼합재료 그래픽이미지 출력물이라는 세 가지 재료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입체물들과 그래픽이미지는 정확히 어떤 형상이라고 말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정확히 알 수 없는 것들을 알 수 없는 것 자체로 만들어서 놓아두었습니다. 알 수 없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재미있기도 하고 자유로운 일입니다. 그 일을 누군가의 의견에 따라감으로써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는작가의 속뜻이 읽혀집니다. 착각의 길이 아닌 상상의 길을 걷기를 제안하는 것 같습니다. 그 길은 종종 알 수 없음을 감수하는 용기와 깨어있음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홍장오 작가는 그저 외계존재에 대해 SF적 상상을 하도록 부추기기 위해 작품을 만든 것은 아닙니다. 작가는 오히려 알 수 없는 것을 이미 너무도 분명하게 알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UFO라고 하면 우리는 비행접시라는 원반형태의 모양을 즉각 머릿속에 그리게 되지 않나요? 출처가 매스컴이 되었든, 소문이 되었든 따져보면 잘 모르는 사실에 대해 마치 당연한 듯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이 현상을 다시 생각해보기를 제안합니다. 우리가 공동으로 확신하고 있는 것들에 정말 그럴까?’하고 의문을 품어보자 라는 것이 이 작품을 감상하는 중요한 핵심입니다.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은 마치 으스스한 농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로운 통찰을 담고 있는 홍장오 작가의 작품을 통해 예술이 가진 다면적인 성격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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